

[2026 김포예술활동지원사업 음악부문 선정 작품]
보이지 않는 경계, 들리는 평화 : 테레미니스트 김세연 작품 발표회
경계는 눈에 보인다. 철조망, 강, 지도 위의 선. 그러나 소리에는 경계가 없다. 소리는 벽을 통과하고, 강을 건너며, 어떤 선도 인식하지 않는다.
본 공연은 테레미니스트 김세연의 신작 발표회로, 북한과 맞닿은 접경 도시 김포에서 그 지리적 의미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자리다. 연주자의 손이 악기에 닿지 않은 채 소리를 만들어내는 테레민은, 그 연주 방식 자체로 이미 '경계 없는 소통'을 몸으로 실현하는 악기다. 허공 속에서 탄생하는 음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로 건네는 조용한 말걸기이자, 소리로 빚은 평화의 제스처다.
이번 무대에서는 현대음악의 문법 위에 테레민을 접목한 세 편의 신작이 초연된다. 작품은 멜로디와 하모니, 리듬이라는 전통적 음악 요소보다 음색과 음향적 질감을 전면에 내세운다. 미니멀한 구조 위에서 소리가 점층적으로 쌓이고 변화하는 과정은, 경계가 서서히 흐려지고 마침내 소리만이 남는 풍경을 그려낸다.
작품은 테레미니스트 김세연과 작곡가·피아니스트 김희재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다. 공연에서는 피아노 반주와 함께 신디사이저, 외부 아웃보드 음향 기기를 적극 활용하여 현대음악과 전자음향이 교차하는 독자적인 음향 세계를 구현한다.
접경의 땅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울려 퍼지는 이 소리가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까지 닿기를 바란다.